마커바덴, 야생조류가 장악할 네덜란드의 인공 군도 (1/2)

Hartkeks| 뉴스 움벨트|2019. 6. 4. 06:59

네덜란드에서 가장 젊은 땅에 다다르는 데에는 페리로 약 한 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Lelystad 항구에서 출발한 사람들에게 마커바덴(Marker Wadden)의 첫 번째 표지는 물이 넘어오는 것을 방지하도록 설계된, 길게 뻗은 모래언덕입니다.

 

“저기 저 까만 가마우지 보이시나요?” 환경운동가인 Roel Posthoorn이 제게 하늘을 가리키며 묻습니다.

 

마커바덴군도의 중심이 될 섬을 하늘에서 내려다본 광경. 사진: Robbert Frank Hagens/Alamy

 

암스테르담의 동쪽에는 면적이 700km²에 달하는 거대한 마커미어(Markermeer)호가 있고, 이 호수 안쪽 9km 지점에 새 네덜란드령 군도가 있습니다. 호수 바닥에서 빨아올린 미사와 점토, 조개껍질을 이용해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다섯 개의 인공섬들은 식물, 조류 및 야생동물에게 안식처를 제공합니다.

 

이곳은 '개척자'를 위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임시 항구 옆에 세워져 있는 로빈슨 크루소 스타일의 작은 오두막은 섬의 관리인으로 일할 자원봉사자들이 머물 장소입니다.

 

하지만 자연이야말로 이곳의 주인입니다. 오직 새들의 꽥꽥거림과 노랫소리, 날개를 퍼덕이는 소리, 그리고 모래사장에서 들려오는 밀물과 썰물의 흐름만이 섬의 침묵을 깨뜨립니다. 마커바덴은 공학기술 및 생태복원의 관점에서 전례 없는 위업이지만, 과거의 인위적 개입과 그로 인한 처참한 결과가 수자원 관리에 관한 네덜란드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기도 합니다.

 

40년 전, 평균 수심 4m의 마커미어를 마커발트(Markerwaard)라는 땅으로 간척하여 수도의 인구를 분산시키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호수 변에는 무거운 돌 제방이 쌓였고, 하우트립데이크(Houtribdijk)방조제와 그 위를 지나는 도로가 건설되어 호수 동쪽으로의 물 흐름이 막혔습니다. 하지만 늘어나는 비용과 정치적 논쟁으로 간척사업은 중단됐고, 그 결과 유럽에서 가장 거대하고 탁한 물그릇만이 남았습니다.

 

하우트립데이크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광경. 댐을 중심으로 좌상단의 탁한 호수는 마커미어. 사진: Siebe Swart

 

수십 년이 지나며, 모래를 여과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홍합 개체군 및 제비갈매기 같은 새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잇감인 바다빙어 개체군이 붕괴했습니다. 이는 앞으로 있을 일들을 걱정하게 하는 전조였습니다. 2011년, 내셔널트러스트왕립조류보호협회를 합친듯한 네덜란드의 Natuurmonumenten이라는 비정부기구에 속해 있던 Roel Posthoorn은 마커미어를 둘러싼 정치적 교착상태를 타개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는 호수에 쌓이는 모래를 한 곳으로 모으고 야생동물의 서식처로서 사구와 습지를 제공할 섬을 만들자는 발상으로 네덜란드 우편번호 로터리로부터 기금을 받아냈고, 동시에 마커미어를 복원하겠다고 거듭하여 말해온 네덜란드 정부 및 관계자들을 설득했습니다.

 

2016년, 85m에 달하는 준설선이 섬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3천만세제곱미터의 미사, 모래와 진흙을 호수 바닥 진창에서 빨아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 7천8백만 유로가 소요됐고, 전반적인 호수생태계의 복원에는 총 3억 유로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원문보기: Marker Wadden, the manmade Dutch archipelago where wild birds reign supreme (2019.04.27.)